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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차림’의 길
‘알아차림’의 길
  • 김종면 주필
  • 승인 2021.11.26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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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의 상상편지]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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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의 상상편지] 요즘 ‘알아차림(Awareness)’이라는 말이 자주 입에 오르내립니다. 상처를 넘어 치유로 나아가는 시대 분위기 때문일까요? 심신수련, 심리치료, 자기계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알아차림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알아차림은 자신의 삶에서 벌어지고 있는 내적·외적 현상을 있는 그대로 지각하고 체감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이를테면 명상을 통해 복잡한 생각의 고리를 끊어내고 자기 안팎의 사상(事象)을 바로 보아 충만한 마음의 상태에 이르는 것입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알아차림 수행에서는 단편적인 앎의 조각들을 게슈탈트(Gestalt)의 프리즘으로 통찰한다는 점입니다. 게슈탈트의 사전적 의미는 ‘형태’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형태는 부분이 모여서 된 전체가 아니라 그 자체가 완전한 구조를 지닌 통합된 전체로서의 형상과 상태를 의미합니다.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정신 현상을 개개의 감각적 요소의 집합으로 보지 않고 그 자체가 전체로서의 구조나 특질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게슈탈트 심리치료의 창시자인 독일의 심리학자 프리츠 펄스는 알아차림은 그 자체에 치료의 힘이 있다고 말합니다. 

미국의 뇌과학자인 UCLA대 대니얼 시겔 교수는 알아차림 수행을 수레바퀴에 비유합니다. 그는 ‘알아차림’이라는 자신의 저서에서 인간의 마음은 수레바퀴와 같다고 전제, 알아차림의 수레바퀴를 네 구간으로 나누고 이에 따라 앎의 대상도 네 종류로 구분합니다. 첫째는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의 오감입니다. 둘째는 근육 등 신체 내부의 감각, 셋째는 느낌·생각·기억 등 마음의 활동, 그리고 마지막은 타인이나 자연과의 연결 감각입니다. 이렇게 해서 알아차림의 수레바퀴가 완성되는 것이지요.  

시겔 교수는 알아차림의 수레바퀴 이론을 통해 명상의 시각화를 시도합니다. 이 ‘과학적’ 수행 모델을 따라 알아차림의 수레바퀴를 한번 돌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알아차림의 두드러진 특징 가운데 하나가 현재에 집중한다는 것입니다. 호흡명상의 예를 들어 볼까요. 호흡명상 수행자는 들숨과 날숨으로 굳어진 몸과 마음의 근육을 풀어냅니다. 그리고 마음이 다른 곳으로 달아나지 않게 집중합니다. 그러다 보면 현재가 또렷해지고 현상이 바로 보이게 되지요. 알아차림은 현존의 힘을 끌어안는 것입니다. 

미국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 팬더 1’의 한 장면이 떠오르는군요. 절망에 빠진 ‘쿵푸 마스터’ 지망생 포에게 우그웨이 대사부는 말합니다. “어제는 지나간 것이고, 내일은 알 수 없는 것이고, 오늘은 선물이란다. 그래서 ‘현재(Present)’라고 하는 거야.”

카르페 디엠! 오늘을 잡아라! 알아차림에서 강조하는 현재의 의미와는 결이 다르지만 현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나는 지금 어디 있는가. 지금 이 순간을 살고 있는가. 몸은 현재에 있지만 마음은 과거나 미래에 가 있는 것 아닌가 자문해 봅니다. 강박장애는 위험합니다. 강박적인 사고로는 무의식의 심연에까지 뻗어 있는 불안의 뿌리를 없앨 수 없지요. 불안을 해소해 줄 열쇠는 강박이 아니라 알아차림에 있습니다.   

알아차림은 나를 내려놓고 비우는 데서 출발합니다. 마음의 독소부터 먼저 빼내야 해요. 그래야만 독선과 아집, 편견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서 벗어나 ‘나’라는 실존의 초상을 정확하게 관찰할 수 있지요. 온 세상이 알아차림으로 서늘하게 물드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글 김종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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