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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특별 초대석-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신년 특별 초대석-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 김종면 주필
  • 승인 2022.01.10 09: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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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세계 20위권 청렴국가 진입 목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57)은제도개선 우수 사례 중에서도 특히 아동급식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보였다. 전국에 급식아동이 31만 명에 이르는 현실이니 그것은 자연스러운것이다.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57)은 제도개선 우수 사례 중에서도 특히 아동급식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보였다. 전국에 급식아동이 31만 명에 이르는 현실이니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적용 대상자가 대략 200만 명으로 공직사회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권익위는 윤리준법경영 제도를 마련하는 등 청렴 선진국 진입을 위해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부패·권익보호의 현장을 지휘하는 전현희 위원장을 만나 권익위의 현안에 관해 들어보았다.

국민권익위원회(Anti-corruption & Civil Rights Commission, 약칭 권익위, ACRC)는 우리 사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잘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영어 명칭을 참고하면 업무 영역을 보다 명확히 알 수 있다. 권익위는 한마디로 반부패·민권 관련 일을 총괄하는 기관이다. 부패방지, 고충민원 처리, 행정심판 및 제도개선 등을 통해 세상을 바꿔나가는 것이 목표다.

권익위는 지난해 12월 7일 ‘세상을 바꾼 제도개선 10선’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 5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추진한 261건의 제도개선 과제 가운데 온라인 국민투표를 통해 선정한 우수사례 10건을 선보인 것이다. 부동산 중개수수료 개선, 아동급식 사각지대 해소, 전기·수소차 구매·운행 지원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문제들이 망라돼 있다.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57)은 제도개선 우수 사례 중에서도 특히 아동급식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전국에 급식아동이 31만 명에 이르는 현실이니 그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결식 우려 아동에게 학교 밖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아동급식 카드를 지급하고 있지만 개선점이 적지 않습니다. 지원단가, 카드 사용 가능 가맹점 수 등에 있어 지역 간 편차가 커요. 급식지원 단가를 보면 서울은 7000원에서 9000원 사이인 반면 대구와 세종시는 5000원에 불과합니다. 급식카드 디자인이 일반카드와 달라 사회적 낙인효과가 발생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어요. 권익위에서는 지난 8월 이런 점들을 개선하도록 보건복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등에 권고를 했습니다.”

권익위의 업무 영역은 어느 정부 부서보다도 광범위하고, 현안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 가운데 하나가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이다. 이해충돌방지법은 헌법기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의 약 200만 공직자에게 적용된다. 배우자나 직계 존비속까지 포함하면 적용 대상이 800만 명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과잉입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충돌방지법 수범 대상 불편 최소화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 자신이 준수해야 할 윤리규범이지 공직자 가족에게 직접 적용되는 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공직자 본인이나 배우자 등이 기관 업무와 관련된 부동산을 보유한다든가 하는 경우 물론 신고를 해야지요. 2013년 국회에 제출된 이후 국회 논의와 보완 작업을 거듭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법인만큼 얼마간 부작용도 우려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 위원장은 이해충돌방지법의 미래에 대해 낙관했다. 그 근거는 무엇일까.

“이해충돌방지법에 규정돼 있는 다수의 행위 기준은 이미 2018년부터 공무원 행동강령에 반영돼 시행해 오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원활한 법 시행을 위해 시행령 제정, 공직자 대상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어요. 법 시행 과정에서 보완할 사항이 발생하면 신속히 반영해 수범 대상의 불편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권익위 하면 사람들의 머리에 떠오르는 것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이름이 18자나 되는 이 법은 명칭부터 좀 입에 붙게 만들 필요가 있다. 편의상 ‘청탁금지법’이라고 불리는 이 법 또한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쳤다. 권익위는 2020년 추석과 2021년 설 두 차례에 걸친 시행령 개정을 통해 농수산물 등에 대한 선물 가액을 상향 조정했다. 다만 2021년 추석에는 더 이상의 시행령 개정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축산물 선물가액 설·추석 한해 두 배까지 허용
 

“지난해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축산물 선물 가액의 허용 범위를 설과 추석 명절에 한해 두 배까지 허용하는 개정안이 의결됐어요. 앞으로 시행령이 개정되면 새해 설부터는 인상된 선물 가액이 적용될 것입니다. 청탁금지법의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도 많았지만 이 법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농어업인들의 현실을 감안한 것이라고 봅니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추가적인 실태조사와 취약기관에 대한 점검을 통해 이 법의 규범적 효력을 강화해 나가도록 할 계획입니다.”

전 위원장은 청탁금지법이 내수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우’라고 했다.

“청탁금지법상 직무관련자가 아닌 친구나 지인의 경우 100만원까지 선물이나 식사가 허용됩니다. 일반국민들 간에는 이 법이 적용되지 않는 만큼 내수경제 위축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요. 오히려 이 법의 시행으로 과도한 접대문화가 근절되고 건전한 소비문화가 정착돼 장기적으론 우리 경제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지난해 9월 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8%가 이 법에 찬성 의견을 냈어요.”

 

전현희 위원장은 ‘현장’을 강조하는실천주의자다. 이는 치과의사에서변호사로, 국회의원으로, 반부패 기관의수장으로 변신을 거듭해 온 그의 지난이력을 통해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변호사 시절에는 억울하게 에이즈에감염된 혈우병 환자들 편에 서서 거대제약회사와 싸웠다. 국회의원 시절에는가습기 살균제 대책 마련, 택시업계와카풀업체 간 갈등 조정 등 민감한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힘썼다.남다른 집념과 도전, 성공의 유전자를지닌 듯하다.
전현희 위원장은 ‘현장’을 강조하는실천주의자다. 이는 치과의사에서 변호사로, 국회의원으로, 반부패 기관의수장으로 변신을 거듭해 온 그의 지난이력을 통해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변호사 시절에는 억울하게 에이즈에 감염된 혈우병 환자들 편에 서서 거대제약회사와 싸웠다. 국회의원 시절에는가습기 살균제 대책 마련, 택시업계와카풀업체 간 갈등 조정 등 민감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힘썼다. 남다른 집념과 도전, 성공의 유전자를 지닌 듯하다.

 

부패방지 신고, 변호사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 가능


지난해 12월 9일 부패행위 신고자에 대한 보호 및 보상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부패방지 권익위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앞으로는 부패신고도 공익신고와 마찬가지로 변호사를 통한 비실명 대리신고가 가능해진 것이다. 아울러 구조금 지급 범위도 확대돼 신고자 지원도 한층 두터워졌다.

“명예훼손이나 무고 등 신고로 인한 모든 쟁송 비용에 대해 구조금을 지급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현재는 신고로 인한 해고 등의 원상회복과 관련된 쟁송 비용에 대해서만 지급할 수 있어 한계가 많았거든요.”

치의학을 전공한 의료전문 변호사 출신으로서 전 위원장은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수술실 내 폐쇄회로TV(CCTV) 설치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해 6월 권익위 온라인 국민정책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 국민 의견조사에서는 97.9%가 찬성 입장을 냈다.

“권익위는 정책 추진이나 문제 해결에 있어 국민의 목소리가 최대한 반영되도록 하는 상향식 방식을 추구합니다. CCTV 설치 문제도 마찬가지입니다. 절대 다수 국민이 찬성하고 있으니 그런 방향으로 나가야지요.”
 

변호사시험법 응시기회 규정 합리적 개선 필요
 

전 위원장은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이슈인 로스쿨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현행 ‘변호사시험법’은 변호사시험 응시 기회를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사학위 취득 후 5년 내에 5회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또한 현행법은 병역의무 이행 기간에 한해 예외를 인정하고 있어 임신과 출산을 겪는 여성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권익위는 변호사시험법 예외규정이 여성의 사회참여를 제한하는 차별적인 규정으로 판단해 2018년 법무부에 이를 개선하도록 의견을 냈습니다. 당시 법무부에서도 권익위의 개선 의견을 수용, 의원입법을 통해 제도 개선을 추진했으나 20대 국회 임기가 만료되면서 법안이 폐기됐지요. 권익위는 앞으로 이 같은 차별적인 규정을 개선해 여성의 실질적인 사회참여 기회가 확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우리 헌법은 1948년 여성의 참정권을 보장한 이래 몇 차례의 개정을 통해 국가가 여성의 복지와 권익 향상, 모성 보호를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두었다. 성평등을 구현하기 위한 법적 장치들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세목에 있어서는 아직도 차별적인 요소가 상존하는 게 사실이다.

“무엇보다 성평등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의 변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성인지적 관점의 정책 수립과 여성인재의 적극 활용, 모성보호와 자녀돌봄휴가 등 일과 가정이 양립 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지요. 권익위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의 신규 회원을 위촉할 때 여성인재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된 여성을 활용하고 지역여성 전문가 인력을 확보하는 등 양성 균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SG경영과 맥을 같이 하는 윤리준법경영 제도 운영
 

전 위원장은 최근 산업계의 메가트렌드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요컨대 ESG 경영의 가치를 구현하는 것은 권익위의 업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만큼 지속적인 관심의 대상이라는 것이다.

“국가청렴도 제고의 일환으로 권익위가 추구하는 윤리준법경영은 ESG 경영과도 불가분의 관계에 있습니다. 윤리준법경영은 공기업 등이 경영과정에서 경제적 책임뿐 아니라 윤리적·법적·사회적 책임까지 지도록 하는 것이지요. 권익위는 앞으로 ‘윤리준법경영 지원체제’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희망하는 공기업 등은 윤리준법경영 제도의 도입과 실행, 평가인증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권익위는 이를 위해 각급 기관이 윤리준법경영을 자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한국형’ 윤리준법경영 프로그램(Compliance Program, CP)을 도입해 운영할 방침이다.

한국의 국가청렴도는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20년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는 180개국 가운데 33위로 역대 최고 성과를 거뒀다. 미국 랜드연구소와 기업 위험관리 솔루션 제공사인 트레이스가 최근 실시한 2021년 뇌물위험 매트릭스(Bribery Risk Matrix) 평가에서 한국은 194개국 중 역대 최고 순위인 21위를 기록했다. 뇌물위험 매트릭스는 기업인이 세계 각국에서 기업을 경영하면서 해당 국가의 공직자로부터 인·허가 등을 빌미로 뇌물을 요구받을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자료다.

전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국가청렴도 수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는 최근 국가별 CPI 등 다른 국제지표에서도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다.”며 “정부가 그동안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반부패 개혁의 성과가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부패체감지수는 사뭇 다르다. 최근만 해도 많은 국민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사태 등 부패 스캔들에 분노하며 허탈해 하고 있다.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청렴 선진국 진입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는 LH사태와 같은 부패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공직자들이 앞장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청렴 규범을 내재화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위원장은 이를 위해 공직자들을 대상으로 반부패 교육을 적극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원장인 제가 직접 현장을 찾아가 청렴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이해충돌방지법 시행일인 2022년 5월 19일 이전까지 모든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청렴 교육을 끝낼 계획입니다.”
 

‘도전하는 인간’의 전형, 호모 챌린지쿠스

 

임기 반환점을 돈 전 위원장은 2022년까지 세계 20위권 청렴국가 진입을 목표로 반부패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것은 국가적 목표이자 개인적 도전 과제다. 그가 일궈온 삶의 서사를 보면 그는 진정 도전주의자다, ‘도전하는 인간’이다. ‘호모 챌린지쿠스’라는 말을 붙여주면 어떨까.
임기 반환점을 돈 전 위원장은 2022년까지 세계 20위권 청렴국가 진입을 목표로 반부패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것은 국가적 목표이자 개인적 도전 과제다. 그가 일궈온 삶의 서사를 보면 그는 진정 도전주의자다, ‘도전하는 인간’이다. ‘호모 챌린지쿠스’라는 말을 붙여주면 어떨까.

 

전 위원장은 ‘현장’을 강조하는 실천주의자다. 이는 치과의사에서 변호사로, 국회의원으로, 반부패 기관의 수장으로 변신을 거듭해 온 그의 지난 이력을 통해 어렵잖게 짐작할 수 있다. 변호사 시절에는 억울하게 에이즈에 감염된 혈우병 환자들 편에 서서 거대 제약회사와 싸웠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가습기 살균제 대책마련, 택시업계와 카풀업체 간 갈등 조정 등 민감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힘썼다. 남다른 집념과 도전, 성공의 유전자를 지닌 듯하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난 혹은 드러낸 면모는 강함보다는 유함이다. 그는 ‘어리버리함’이 자신의 매력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한낱 정치적 수사일 수도 있고 순수의 표백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그가 끝없는 도전의 길을 걸어왔다는 사실이다.

임기 반환점을 돈 전 위원장은 2022년까지 세계 20위권 청렴국가 진입을 목표로 반부패 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것은 국가적 목표이자 개인적 도전 과제다. 그가 일궈온 삶의 서사를 보면 그는 진정 도전주의자다, ‘도전하는 인간’이다. ‘호모 챌린지쿠스’라는 말을 붙여주면 어떨까.
 

취재 김종면 주필 | 사진 양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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