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07-01 14:50 (금)
 실시간뉴스
[금요극장]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79회 미국 아카데미 수상작
[금요극장]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79회 미국 아카데미 수상작
  • 이주영 기자
  • 승인 2022.05.20 18: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이바나 바쿠에로

 

오늘(5월 20일) EBS1 <금요극장>은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의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 원제(El Laberinto Del Fauno)’이 방송된다.

 

이바나 바쿠에로, 더그 존스, 세르지 로페즈, 마리벨 베르두 등이 열연한 2006년 작으로 <헬보이2: 골든 아미> (2008),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2017)을 감독한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 작품이다. 러닝타임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 줄거리

스페인 내전이 끝나고, 스페인 공화국을 꿈꾸던 시민군은 패배하고 프랑코 정권이 들어선다. 프랑코 정권의 정부군은, 산속으로 숨어들어 여전히 저항을 계속하는 시민군을 소탕하기 위해 산에 기지를 마련한다. 친아버지를 전쟁으로 잃은 ‘오필리아’는, 동생을 임신한 어머니와 함께 새아버지이자 동생의 친부인 ‘비달 대위’가 있는 숲속 기지로 향한다. 그곳에서 비달 대위는 부하들을 방앗간을 임시 기지로 사용하며 반란군 소탕이라는 명목 하에 인근 주민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고문하고 죽이기까지 하고 있었다. 오필리아의 어머니는 건강이 좋지 않아 절대 안정을 취해야 하는 상황이고, 혼자가 된 오필리아는 어느 날 숲에서 신기한 미궁을 발견하게 된다.

요정을 따라간 곳에는 기이하게 생긴 생명체가 있는데, 그는 자신을 ‘판’이라고 소개하며 오필리아가 사실은 고대 지하 왕국의 공주의 영혼이 환생한 것이고, 다시 지하 왕국으로 통하는 문을 열려면 세 가지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책을 한 권 주며 이 책에 나온 대로 세 가지 과제를 하라고 하지만, 오필리아가 책을 펼쳤을 때 책은 아무것도 적히지 않은 백지 상태였다. 어머니의 건강은 점점 악화되고, 시민군과 정부군의 갈등도 극으로 치닫는 암울하고 위험한 상황에서 오필리아는 어느 날 백지였던 책에 마법처럼 나타나는 글자를 보게 된다.

 

◆ 주제

어린아이의 눈에만 보이는 환상적인 비밀의 세계와, 끔찍한 살육의 전쟁이라는 두 세계가 섞인 <판의 미로>는 어린 아이가 참상 속에서 환상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잔인한 전쟁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고 비달 대위는 끔찍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살해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을 잔인하게 고문하는 것은 자신의 본성이 아니라, ‘이런 일을 하면서 배운 기술’ 정도로 치부하는 반사회적인 모습까지 보인다. 그는 오필리아에게도 윽박을 지르고 위협감을 조성하고, 오필리아의 어머니 ‘카르멘’도 아들을 낳아 줄 수단으로만 여기며 무시한다. 한편 이런 현실을 벗어나 오필리아가 보는 마법의 세상 역시 마냥 아름답고 달콤하지만은 않다.

어린 오필리아가 겪었던 참상을 상징하듯 마법의 세계에는 징그러운 두꺼비와 어린 아이들을 잡아먹는 기괴한 괴물이 등장한다. 이는 당시 스페인이 마주해야 했던 ‘괴물’들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고, 아니면 오필리아가 전쟁을 통해 보았던 현실의 ‘괴물’이 마법의 세계에서 구현된 것일지도 모른다. 영화는 암울한 현실과, 어둡고 기묘한 마법의 세계가 잘 짜여 진 직물처럼 교차하며 폭력에 지쳐 있지만 희망을 잃지 않는 오필리아의 모습을 담아낸다.

 

◆ 감상 포인트

관객은 어디서부터가 환상이고 어디서부터가 현실인지 알 수 없는데, 감독은 이를 순전히 보는 관객들의 상상에 맡기고 있다. 이를 테면 오필리아가 주운 책은 실존하지만 그것은 정말로 마법의 책일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날이 갈수록 건강이 악화되는 어머니와 냉혹한 새아버지가 있는 차가운 현실에서 도피한 오필리아의 환상일 수도 있다. 그리고 누가 봐도 기다랗고 징그러운 벌레를 오필리아는 처음 보자마자 요정이라고 칭하며 좋아하는데, 이 역시 보는 관점에 따라 오필리아는 어딘가 괴짜 같고 망상에 빠졌다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정말로 오필리아가 지하 세계의 공주 ‘모아나’로 여겨질 수도 있다.

영화는 이처럼 정교하게 어느 쪽으로든 해석 가능한 소재들을 통해 잔인한 전쟁과 마법의 세상을 교차하며 이야기를 진행시킨다. 마지막 장면 역시 여러 해석을 남겨 두면서, 영화는 어린 소녀의 눈앞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져 내리는 모습을 마치 때로는 꿈처럼, 때로는 실제처럼 생생하게 그려낸다. 한편, 정부군에 숨어든 시민군의 첩자 ‘메르세데스’와 ‘페레이로 박사’와 비달 대위의 대립 구도 역시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내며, 다양하게 얽힌 인물 구도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결말을 예측할 수 없게 한다.

 

◆ 감독 : 기예르모 델 토로

1964년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태어나, 멕시코와 스페인 출신의 여러 영화인들과 예술가의 영향을 받았다. 주로 호러와 판타지를 접목시킨 감독 특유의 작품 세계가 있다. 특수효과와 특수 분장 일을 10년간 하다가 감독 활동을 시작했다. 1997년 <미믹>의 연출을 제안 받아 메가폰을 잡았고, 2001년에는 <악마의 등뼈>를 연출했다. 델 토로 감독은 특유의 색채와 환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아 코믹북을 각색한 영화도 연출했는데, 2002년 <블레이드 2>와 2004년 <헬보이>가 대표적이다. 스페인 내전 이후의 암담한 현실과, 소녀의 눈에만 보이는 환상적인 세계를 그려낸 2006년 수작 <판의 미로>는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델 토로 감독을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려놓았다.

2008년 <헬보이2: 골든 아미>, 2013년 <퍼시픽 림> 등 블록버스터와 2015년 <크림슨 피크>등 호러 영화 등을 감독하였으며, 2017년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으로는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그밖에 각본 활동도 하였는데, <호빗> 시리즈 전편에 각본가로도 참여했다. 평론가들의 극찬이 쏟아진 최신작 <나이트메어 앨리>의 각본과 감독을 맡았다.


◆ 영화 개요

부제: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원제: El Laberinto Del Fauno / (영제) Pan's Labyrinth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
출연: 이바나 바쿠에로, 더그 존스, 세르지 로페즈, 마리벨 베르두
제작: 2006년 / 미국, 멕시코, 스페인
방송길이: 119분
나이등급: 15세


엄선한 추억의 명화들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EBS1 '금요극장'은 매주 금요일 밤 12시 45분(토요일 0시 55분)에 방송된다.

[Queen 이주영 기자] 사진 = EBS 금요극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